펫로스
펫로스 증후군(펫로스 신드롬)은 병명이 아니지만, 연구는 사람 사별과 같은 증상 구조를 보고했다
아일랜드 메이누스대 하일랜드 교수의 2026년 영국 성인 975명 온라인 조사에서, 가장 힘든 사별이 반려동물이었던 사람 가운데 7.5%가 ICD-11 지속성 애도 장애 요건을 충족했다. 증상이 나타나는 방식은 사람을 잃은 경우와 같았다.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뒤 몇 달이 지나도 일상이 흔들린다면 이를 흔히 펫로스 증후군(펫로스 신드롬)이라 부른다. 다만 이 말은 공식 정신질환 진단명이 아니다. 반려동물 사별 뒤에 나타나는 깊은 슬픔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그렇다면 그 슬픔은 어느 정도로 무거울까. 최근 연구가 하나의 단서를 내놓았다.
영국 성인 975명 조사
아일랜드 메이누스대학교 심리학과의 필립 하일랜드 교수는 2026년 1월 14일 학술지 PLOS ONE에 영국 성인 97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24년 3월에 온라인으로 진행됐고, 성별, 나이, 지역, 소득 분포를 영국 인구에 맞춰 응답자를 모았다.
응답자의 32.6%(318명)가 반려동물의 죽음을 겪었다. 이들 가운데 거의 모두가 사람의 죽음도 겪은 사람이었고, 그중 21.0%는 반려동물의 죽음을 가장 힘든 사별로 꼽았다.
7.5%는 어떤 숫자인가
연구는 국제질병분류 11판(ICD-11)의 지속성 애도 장애(PGD) 요건을 자기보고 설문으로 물었다. 응답자는 가장 힘든 사별을 기준으로 답했고, 사별한 지 6개월이 넘은 경우만 요건에 해당할 수 있었다.
가장 힘든 사별이 반려동물이었던 사람 가운데 PGD 요건을 충족한 비율은 7.5%였다. 가장 높은 것은 자녀의 죽음(21.3%)이었고 반려동물은 가장 낮았지만, 여러 유형의 사람 사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저자는 적었다. 반려동물 사별의 상대 위험은 1.27, 집단 전체 PGD 사례 가운데 반려동물 사별이 차지하는 몫은 8.1%였다. 다만 상대 위험이 통계적으로 유의했던 것은 자녀와 배우자의 죽음뿐이었다.
저자는 증상이 나타나는 방식, 곧 측정 구조도 사람을 잃은 경우와 반려동물을 잃은 경우가 같았다고 보고했다. 이를 바탕으로 반려동물의 죽음 뒤에도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의 PGD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숫자를 읽을 때
7.5%는 가장 힘든 사별이 반려동물이었던 사람 가운데 설문으로 진단 요건에 해당한 사람의 비율이다. 의사의 진단 결과가 아니고, 반려동물을 잃은 모든 보호자의 비율도 아니다. 나머지 보호자의 슬픔이 가볍다는 뜻도 아니다.
저자가 밝힌 한계도 있다. 확률 표본이 아닌 온라인 표본이라 영국 전체로 일반화하기 어렵고, 반려동물을 대하는 문화가 다른 사회에도 같은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다. 안락사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처럼 반려동물 사별에 특유한 요인이 슬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앞으로의 과제로 남겼다. 영국 연구이므로 국내 사정은 다를 수 있다.
진단 기준은 아직 사람만 인정한다
ICD-11은 배우자, 부모, 자녀 또는 가까운 사람의 죽음 뒤에, DSM-5-TR은 가까운 사람이 12개월 이상 전에 사망한 경우에 PGD를 진단하도록 한다. 두 기준 모두 사람의 죽음을 전제로 하므로 반려동물 사별에는 진단을 붙일 수 없다. 저자는 이렇게 진단에서 제외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논의했다.
일상이 계속 무너진다고 느껴지면 혼자 견디지 않아도 된다. 가까운 사람이나 상담 전문가, 정신건강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펫로스 증후군(펫로스 신드롬)은 공식 진단명인가?
아니다.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뒤 겪는 깊은 슬픔을 흔히 부르는 말이다. ICD-11과 DSM-5-TR의 지속성 애도 장애는 사람이 죽은 경우에만 진단하도록 되어 있다.
반려동물을 잃은 사람 중 지속성 애도 장애 요건을 채운 비율은?
영국 성인 975명 조사에서 가장 힘든 사별이 반려동물이었던 사람 가운데 7.5%였다. 설문으로 진단 요건을 본 결과이며 진단은 아니다.
이 숫자로 내 슬픔을 판단할 수 있나?
없다. 숫자는 집단 연구의 결과이고, 슬픔의 크기와 모양은 사람마다 다르다. 일상이 계속 무너진다면 상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마음이 많이 힘드실 때는 혼자 견디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랑의전화복지재단 상담센터 1566-2525(펫로스 상담),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정신건강위기상담 1577-0199(야간·공휴일에는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결)에 전화하실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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