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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키우면 운동이 저절로 될까, 영국 조사가 보여 준 산책의 힘과 빈틈

영국 한 소도시 385가구 조사에서 개를 키우는 성인의 64%는 설문에 적은 개 산책 시간만으로 주 150분 신체활동 권장량을 채웠다. 반면 개를 키우면서도 자신은 개와 전혀 걷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도 10명 중 1명꼴이었다. 개가 있다고 운동이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개를 키우면 운동은 따로 안 해도 될까?」 반려견을 들이려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 볼 법한 생각이다. 영국 리버풀대학교 등의 연구진이 한 소도시의 가구 구성원을 함께 조사해 개와 사는 생활과 신체활동의 관계를 살폈다. 결론부터 말하면, 개 산책은 큰 보탬이 되지만 개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하지는 않았다.

산책만으로 권장량을 채운 사람이 64%

연구진은 2015년 여름 영국 웨스트체셔의 한 소도시 가구를 찾아가 설문지를 나눠 주었고, 385가구에서 답이 돌아왔다. 개를 키우는 성인 191명, 개가 없는 성인 455명, 5~15세 어린이 46명이 평소 일주일 동안 얼마나 움직이는지 답했다. 결과는 2019년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

연구진이 기준으로 삼은 성인 신체활동 권장량은 일주일에 중강도 이상 150분, 하루로 치면 20분 남짓이다. 개를 키우는 성인의 64%는 설문에 적은 개 산책 시간만으로 이 기준을 채웠다. 다만 모든 산책의 실제 강도를 기계로 잰 것은 아니다. 개와 걷는 시간은 중간값으로 주 220분이었다.

더 반가운 대목도 있다. 걷기 말고 다른 운동을 하는지, 한다면 얼마나 오래 하는지는 여러 요인을 고려해 분석했을 때 개가 있든 없든 뚜렷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은 개 산책이 운동 경기나 따로 하는 운동 같은 다른 활동을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 더해지는 활동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개와 사는 아이들도 걷는 시간과 정해진 틀 없이 자유롭게 노는 활동 시간이 더 많다고 답했다. 다만 개와 사는 아이는 10명뿐이었다.

그런데 10명 중 1명은 개와 걷지 않았다

빈틈도 있었다. 개와 걷는지 답한 개 보호자 187명 가운데 18명, 9.6%는 자신이 개와 걷는 시간이 일주일에 0분이라고 답했다. 개가 산책을 못 했다는 뜻은 아니다. 다른 가족이 걸었을 수 있다. 다만 개가 집에 있다고 그 사람이 저절로 걷게 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이 조사로 「개를 키우면 운동량이 늘어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한 지역에서 한 시점에 물어본 조사여서, 원래 활동적인 사람이 개를 키우는 쪽을 골랐을 가능성이 남는다. 실제로 이 조사에서 개를 키우는 사람은 더 젊고, 일하거나 공부하는 비율과 가구 소득이 높고, 스스로 평가한 건강 상태도 더 좋았다. 저자 가운데 두 명은 반려동물 사료 회사와의 재정적 관계(직위 지원·자문)를 논문에 밝혔다. 자료 수집과 분석 비용은 영국 의학연구위원회(MRC) 연구비로 댔고, 연구비 지원 기관은 설계·분석·출판 결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논문은 적었다.

그래서 우리 집은?

아래는 연구 결과가 아니라 편집자의 제안이다.

- 개와 걷는 시간을 일주일 단위로 한 번 적어 보자. 150분과 견주어 보면 산책으로 얼마나 움직이는지 돌아보는 참고가 된다. 다만 걸음의 강도나 다른 운동까지 따진 건강 판정은 아니다.
- 개가 있어도 산책을 거르는 주가 이어진다면, 가족끼리 산책 당번을 나누는 것도 방법이다.
- 산책 시간과 강도를 늘리려 한다면, 노령견이나 관절·심장 질환이 있는 개는 수의사와 먼저 상의한다.
- 연구진도 이 결과를 자기 운동을 위해 개를 들이라는 권고로 읽어서는 안 되며, 개의 복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고 적었다. 매일 함께 걸을 시간과 마음이 있을 때, 그 산책이 보호자가 더 움직이는 기회도 된다.

자주 묻는 질문

개를 키우면 운동량이 늘어나나?
이 영국 조사에서 개를 키우는 성인의 87.3%가 주 150분 신체활동 권장량을 채워, 개가 없는 성인(62.7%)보다 비율이 높았다. 다만 한 지역의 한 시점 설문이라 개를 키워서 운동량이 늘었다는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은 아니다.

개 산책이 다른 운동을 대신하나?
이 연구에서는 개 산책 외의 다른 신체활동은 개를 키우는지에 따라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은 개 산책이 다른 운동을 대신하기보다 더해지는 활동으로 보인다고 해석했지만, 확정하려면 장기 추적 연구가 필요하다.

아이들에게도 차이가 있었나?
개와 함께 사는 아이들은 걷는 시간과 정해진 틀 없는 자유 활동 시간이 더 많다고 답했다. 다만 개와 사는 아이는 10명뿐이어서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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