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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보낸 슬픔, 언제 전문가를 찾아야 할까

지속성 애도 장애 진단 기준의 6개월(ICD-11)과 12개월(DSM-5-TR, 성인)은 진단을 붙이는 데 필요한 기간이다. 도움을 청하기 전에 기다려야 하는 기간이 아니다. 두 기준은 사람의 죽음을 전제로 한다.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뒤 겪는 상실감, 이른바 펫로스 증후군(펫로스 신드롬)이 얼마나 이어져야 도움을 청해도 되는 걸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는 말과 이쯤 되면 병원에 가야 한다는 말 사이에서 어느 쪽을 따라야 할지 막막해하는 보호자가 적지 않다. 먼저 결론부터 적으면, 진단 기준의 6개월이나 12개월은 진단을 붙이기 위한 기간일 뿐 도움을 청하기 전에 기다려야 하는 기간이 아니다. 펫로스 증후군(펫로스 신드롬)은 의학적 진단명이 아니라 반려동물 사별 뒤의 상실감을 가리키는 통칭이다.

6개월과 12개월은 무슨 기준인가

오래 이어지는 애도를 다루는 진단으로 지속성 애도 장애(PGD)가 있다. 국제질병분류 11판(ICD-11)은 사별 뒤 6개월 이상 지나야 한다고 보고, 미국정신의학회의 DSM-5-TR은 성인의 경우 가까운 사람의 사망 뒤 12개월 이상 지난 경우를 기준으로 한다(아동·청소년은 6개월). 기간 말고도 일상 기능이 뚜렷이 손상되어야 하는 등 다른 요건이 함께 필요하다.

두 기준 모두 사람의 죽음을 전제로 한다. 아일랜드 메이누스대학교 하일랜드 교수가 2026년 PLOS ONE에 낸 영국 성인 975명 조사도 현행 기준에서는 반려동물 사별 뒤 PGD를 진단할 수 없다고 짚었다. 같은 연구는 반려동물 사별 뒤에도 사람 사별과 같은 방식으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했다. 이 기준과 영국 연구는 모두 외국 자료이므로 국내 사정은 다를 수 있다.

따라서 6개월이나 12개월이 지나지 않았다고 도움을 청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기간과 상관없이 힘들면 이야기해도 된다. 반대로 기간이 지났다고 모두 질환이라는 뜻도 아니다.

도움을 고려할 만한 모습

진단 기준에서도 일상 기능의 뚜렷한 손상을 본다. 예를 들어 잠을 거의 못 자거나 먹지 못하는 상태가 이어질 때, 출근이나 돌봄 같은 기본 생활이 무너질 때, 죄책감이나 자책이 줄지 않고 점점 심해질 때, 사람을 피하고 고립될 때가 해당한다. 이는 진단 기준의 문구가 아니라 이해를 돕기 위한 예다.

삶이 의미 없게 느껴지거나 스스로를 해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혼자 두지 말고 바로 도움을 청하길 권한다.

연락할 곳

자살예방상담전화 109는 24시간 운영된다.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 1577-0199는 전국 어디서나 걸 수 있고, 야간과 공휴일에는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결된다고 보건복지부가 안내한다. 사랑의전화복지재단은 반려동물 상실 보호자를 위한 전화상담 1566-2525를 2026년 5월에 열겠다고 밝혔고(데일리벳 2026년 3월 25일), 연합뉴스는 6월 21일 이 재단이 지난달 펫로스 전용 전화상담을 개설했다고 보도했다. 운영 시간은 전화로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정신건강의학과나 상담센터를 찾아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가까운 사람이 먼저 요즘 어떠냐고 물어 주는 것만으로도 보호자가 자기 상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혼자 병원에 가기 어렵다면 가족에게 동행을 부탁하는 것도 방법이다.

슬픔이 큰 것은 사랑이 컸다는 신호일 수 있다. 다만 슬픔의 크기나 모양은 사람마다 달라서, 그 차이가 사랑의 크기를 말해 주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사랑이 컸다는 이유로 혼자 견뎌야 하는 것도 아니다.

자주 묻는 질문

펫로스 증후군(펫로스 신드롬)은 몇 개월 지나야 상담받을 수 있나?
기간 제한은 없다. 지속성 애도 장애 진단 기준의 6개월(ICD-11)과 12개월(DSM-5-TR, 성인)은 진단을 붙이는 기준일 뿐,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시점이 아니다.

반려동물 사별에도 지속성 애도 장애 진단이 가능한가?
현재 ICD-11과 DSM-5-TR 기준은 사람의 죽음 뒤에만 진단하도록 되어 있다. 반려동물 사별에는 이 진단을 붙일 수 없다.

어떤 모습이 이어지면 도움을 고려하나?
잠, 식사, 일, 돌봄 같은 일상이 뚜렷하게 무너진 상태가 이어지거나 삶이 의미 없게 느껴지면 상담을 고려한다. 스스로를 해치고 싶은 생각이 들면 바로 109에 전화한다.

마음이 많이 힘드실 때는 혼자 견디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랑의전화복지재단 상담센터 1566-2525(펫로스 상담),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정신건강위기상담 1577-0199(야간·공휴일에는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결)에 전화하실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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